나의 이야기

미생물을 받아 오면서...

sunis 2024. 5. 21. 20:20

예년 같으면 4월 부터 미생물을 받아와서 밭에 심은 작물에 물을 줄 때 타서 주었었다.

 

오늘은 농사일을 걱정하면서 미생물을 받아 왔다.

 

아마 4년전 쯤이었을까?

 

모든 초행길은 다 낯 설었지만 유독 시골길은 처음 갈 때는 싱숭생숭한 법이다.

 

아내와 함께 네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으면서 10분 여를 트럭을 타고 가던 일이 떠올랐다.

 

농사일도 서툴고 과연 우리가 이곳에서 적응할 수 있을지 확신을 갖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둘이 꼭 붙어서 일을 함께 하면서 그런 불안과 근심을 이겨냈었다.

 

 

그 길을 오늘 가는데 울컥하는 격정에 차를 한 쪽에 세우고 한 참을 흐느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초행길의 생경함이 서로에게 주는 감정을 공감했던

 

감회가 감정의 빗장을 무너뜨린것이다.

 

아마, 3년 정도까지는 그런 감정으로 둘이 늘 꼭 붙어서 있었야 마음이 놓였던것 같다.

 

이제 그 길을 혼자 가면서 그 때의 불안감이 나를 감싸오는 것을 느꼈던 것 같다.

 

혼자라는 생각이 찬 바람이 밀려 오듯이 급작스럽게 나를 휘감았다.

 

 

미생물을 받아 와서는 하루 종일 일을 해야 했다.

 

불루베리 밭에서 웃자란 새순을 하나씩 정리하고 너무 많이 달린 열매를 솎아 주었다.

 

외발 수레로 4번을 정리한 가지를 내다 버리고 나니 더운 날씨에 하루가 다 갔다.

 

내일은 새벽에 일어나서 불루베리에 미생물을 엽면시비를 해 주고,

 

남은 한 동의 가지치기도 마저 해주어야 겠다.

 

땀을 흠뻑 빼고나니 심신이 좀 안정을 되찾은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