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베리 수확과의 처리
금년에 처음 블루베리를 수확하면서 경험한 내용들을 정리할 부분이 있다.
먼저 블루베리 수확은 6월중에 종료된다는 것이다. 이게 기상 상황이 달라지면 차이가 있겠지만 크게 달라질 부분은 아니다. 작년의 경우, 일부 과실에서 블루베리가 결실을 맺었지만 수확을 목표로 할 수령이 아니라서 거의 대부분의 꽃눈을 제거했고 일부 결실된 과실은 맛을 보는 수준으로 처리했는데, 금년에는 나름 과실 수확을 시도했고 그 결과는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다.
같은 나무에서도 가지에 따라 블루베리 과실의 크기가 다른 것을 보면서 그 원인이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수확을 하면서 관찰한 바, 결과지(과실을 맺게하는 가지)의 상태에 따라 과실의 결실 충실성이 달라지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즉 결과지가 미약하거나 짧은 경우 그곳에서 수정되어 결실된 과실도 자잘하고 크게 성장하지 못하는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런 상황을 통해서 수확 후 여름 전정 과정에서 결과지를 정리할 때, 내년도 수확을 위해서 염두에 두어야할 부분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즉 부실한 곁가지 등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내년 봄까지 성장하기 좋도록 통풍, 채광 조건을 확보한 전정 작업을 해 주는 것이 필요하고 결과지의 최종 정리는 동계 전정에서 그 기본틀을 잡아 주어야 할 것 같다.
마지막 블루베리를 수확해서 선별하고 포장했다.
500g단위의 도시락형 포장박스에 선별한 블루베리를 담고 이것을 다시 10개씩 스티로폼 박스에 포장해서 택배 발송을 한다. 선별과 배송 과정에서 과실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단단한 500g짜리 소포장 박스에 블루베리를 담고, 포장도 이 박스가 흔들리지 않도록 상하 2단까지 5kg 단위로 스티로폼 박스에 담는다. 또한 포장시에 손으로 과실을 옮길 경우에 과실의 분이 벗겨지고 과실이 물러질 것을 염려해서 실리콘 주걱을 사용하고 있다. 모름지기 사람의 손이 한 번이라도 더 닿은 것은 그만큼 더 상처가 생기고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후 포장에 포함되지 못한 것들은 우리가 자가 소비하고 있다. 더러는 이런 작은 블루베리를 좀 싼 가격에 팔고 사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의 경우에는 과실의 크기에 따라 가격을 달리하지 않고, 그냥 상품으로 판매할 수 없는 것은 제외하고 그 크기를 굳이 구분하지 않고 같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사실 크기를 구분하는 선별작업은 그것대로 또 손이 많이 가고 피곤한 과정을 수반할 뿐 아니라, 대체로 가족 친지들이 주된 소비자인 우리의 입장에서는 과실의 크기에 따라 값을 달리 부르는것도 할 짓이 못된다고 여겨지기기 때문에 앞으로도 크기에 따라 값이 달리할 생각은 없다.



수확을 하면서는 그 맛을 알기 위해서 큰 열매도 직접 따서 먹어보지만 수확을 마치고 선별과 포장을 하는 단계에 접어들면 큰 것은 포장하고 그외에 포장에 포함되지 못한 것들만을 우리 입에 넣게 되는데, 이게 농사짓는 사람들의 마음이고 또 숙명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아침 마다 식전에 블루베리 생과와 견과류를 먹을 수 있는 것은 다 시골 생활이 주는 가외의 기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