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45일이 지난 후...
sunis
2024. 5. 16. 09:11
45일을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이 이리저리 뒤엉켜 혼란스럽다.
대략 한 달여 정도의 기간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혼미한 시간이었다.
날벼락 같은 이별, 어리둥절한 상태에서의 장례, 유골의 안치를 둘러싼 해프닝...
아마도 그 사건이 내게 어떤 각성을 촉구한 사건이었을지도 모른다.
배려라는 단어의 사용이 인간의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과
위선과 허세로 지혜로움을 드러내려는 인간에 대한 실망도 내 기세는 살리지 못했다.
오히려 그런 자들과의 인연으로 중간에서 힘들었을 사람이 더욱 애처로웠다.
그래서 유골을 20여일간 끌어안고 있어야 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나는 나의 슬픔을 떨쳐버리지 않기로 했다.
그것을 버리려고 하거나 벗어나려고 하는 마음이 비겁한 자기 기만의 방편이리라.
어쩌면 운명을 거역하면서 까지 나를 사랑한 사람을 잃은 슬픔과 고통은
내가 평생 짊어져야할 저주에 합당한 몫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잔망스럽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사람이
오직 단 한 사람에게 인생의 성패를 떠난 사랑으로 자신의 길을 택했다면
나 역시 그에 상응하는 고통과 슬픔을 감수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어제 밤에는 광풍이 몰아치면서 심지어 우박이 쏟아지기 까지 했다.
내게 남겨진 잔명이 얼마나 될 지는 모르겠다.
덧없는 인생에서 슬픔과 그리움으로 충실한 삶도 허망하지는 않으리라.
가장 행복했던 삶은 산 자였다면 그에 합당한 대가를 감당하는 것이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