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7

[음반] 슈만(1810-1856)의 피아노 작품집

나는 슈만이 태어난 시대를 천재의 분출 시대라고 부르고 싶다. 슈만과 쇼팽은 동갑이고, 멘델스존은 슈만 보다 1년 앞선 1809년에 태어났으며, 리스트는 슈만 보다 1년 후인 1811년에 태어났다. 같은 시대에 음악계의 천재가 한꺼번에 쏟아져서 세상에 출현한 것이다. 이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지명도가 낮은 사람은 아마도 슈만이 아닐까 싶다. 적어도 내 판단은 그렇다. 그런데 무엇보다 슈만은 동시대의 다른 천재에 비해 좀 복잡한 측면이 있어서 그 정체성을 일별하기 어려운 면이 있는 것도 대중적 지명도가 떨어진 원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직전에 멘델스존의 무언가를 언급한 김에 슈만을 빠뜨릴 수 없다는 생각을 했었다. 슈만은 어찌보면 멘델스존과 상반되는 존재가 아닐까 싶다. 부유하지 않은 집안 출신의 슈만은..

[음반] 브람스(1833-1897)의 클라리넷 음악

브람스의 4곡의 클라리넷 음악은 모두 인상적이다.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2곡, 피아노, 클라리넷과 첼로를 위한 3중주 1곡, 그리고 클라리넷 5중주 1곡이 있다. 브람스의 클라리넷 곡들은 모두 비교적 브람스 최만년의 작품인데 그래서 가장 완숙한 브람스의 음악적 감성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로 표현된다는 점이 공통된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작품이 만들어진 순서는 클라리넷 3중주곡이 가장 먼저 만들어졌고, 다음에 5중주곡이 만들어졌으며 마지막으로 소나타 2곡이 만들어졌다. 3중주곡의 경우, 작곡에서 손을 뗀 브람스가 1891년 클라리넷 주자인 리하르트 뮐펠트를 만나서 새롭게 창작욕을 갖게되어 만든 음악이라고 한다. 대중적인 인기도나 지명도에 있어서는 클라리넷 5중주가 워낙 압도적이라서 비..

[음반] Bach, St.Matthew Passion BWV 244

인류 음악사 최고의 작품이라는 말까지 있는 곡이다. 음악을 들어오면서 늘 언어의 장벽에 가로막혀 성악곡의 접근에 어려움을 느겼었는데, 시간이 많아지면서 오페라를 나름 체계적으로 듣기 시작한 것이 20여년 전이었고, 그와 함께 바흐의 마태수난곡도 주의깊게 듣게 되었던것 같다. 물론 어린 시절, 곡의 명성에 대한 호기심으로 접근한적은 있었지만 그 감동은 감각적인 경이로움 이상을 넘어서지 못했었다. 내가 처음 구입한 이 곡의 음반은 클렘페러의 EMI반(1961년 녹음)이었다. 그러나 독일어를 모르는 내가 3시간 30분이 넘은 연주를 다 소화하는 것은 벅찬일이었다. 곡이 성경 내용(마태복음 26장, 27장)을 중심으로한 복음사가와 예수의 레치타티브(서창,敍唱)로 골격을 유지하면서 세부적인 내용을 합창, 코랄(찬..

[음반] Beethoven 바이올린 소나타집/ SZIGETI _ ARRAU

본의 아니게 낡은 모너럴 음반을 자주 거론하게 된다. 그런데 이것은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서 골라 듣는 음악과 음반을 언급하는 것이니 어쩔 수 없다고 본다. 내가 원래 화려하고 매끄러운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며 그것은 음악의 경우에도 해당하는데 비록 오디오 시스템은 해상력이 좋아야 하고 음색의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믿고 있지만, 정작 그것을 통해서 들리는 음악은 녹음 레벨이 일정하지 않아 소리가 울렁거리고 간혹 칙칙한 스크레치성 잡음이 섞여 있을 지라도 음악적 표현이 보편적인 감동의 감정선을 흔드는 그런 연주를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다. 즉 나는 좋은 음악을 듣기 위해 좀 더 좋은 오디오를 욕심낸 적은 있지만 절대적으로 좋은 소리를 찾아서 오디오를 바꾸고 고민한 적은 별로 없었던것 같다. 그..

[음반] Schubert 피아노곡 음반/ Edwin Fischer

나는 이제 작곡가 또는 연주자 별로 대표적인 음반을 한장씩 정리해 보려한다. 시골 생활 중에 서울에서 일부 정리를 하고 가져온 음반들이 있지만 일부는 없어서 아쉬운 음반도 있고 또 일부는 여전히 별로 듣지 않는 음반이 있어 일부러 찾아서 들어주는 경우까지 있고 보면 이런 내 음반을 좀 내 스스로 정리해 둘 필요가 있을것 같다. 소위 말하는 명반이라는 것들이 그런 선택 조건에 가장 유리 할 것이지만, 내 기준에 따른 음반의 정리이므로 나의 기호와 취향 그리고 개인적인 집착과 편견이 작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까 예전에 친구들과 특정한 곡에 대해서 딱 한 장의 음반만 선택하게 된다면 골라 잡아야 할 유일한 음반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여기서 소개되는 음반은 애초에 객관성을 염두에 두지 않았음을 미리 ..

[음반] 베토벤 교향곡 6번

베토벤 교향곡 6번이 유명하고 그것이 명곡이라고 하지만 내가 그 말에 공감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즉 이미 세상에 알려진 평판에 내가 공감하기까지는 내 스스로에게 필요한 일정한 경험과 시간이 필요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번 여름 농번기에 장마가 길어져서 집에 있는 시간이 제법 되는 탓에 그간 잘 듣지 않던 음반들을 주섬주섬 듣게 됬는데 그 중에 베토벤 교향곡 6번의 음반 몇 장은 그간 내가 건성으로 들어왔던 이 곡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기도 했고 그래서 왜 이 곡이 베토벤의 대표적인 교향곡 작품인지도 공감하게 되었다. 이 곡은 특이하게도 5악장 구성으로 된 교향곡이다. 이 곡이 작곡된 시기는 베토벤이 청각상실의 위기에서 자살을 결심할 정도로 어려워하던 시기라는 점, 그리고 상반된 분위기의 조성으로 ..

[음반] 브람스 교향곡 전집

브람스 교향곡은 다른 작곡가에 비해서 비교적 적은 편인 4곡에 국한되고 전곡이 인기가 높은 곡들이므로 전집 음반이 비교적 많은 편에 속한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브람스 교향곡을 모두 들어보겠다는 의지를 갖고도 다 듣기가 힘들것이라고 짐작한다. 내 경우만 하더라도, 푸르트벵글러의 전집(개별음반의 모음)을 비롯하여, 오토 클렘페러, 부르노 발터, 한스 슈미트-이제르슈타트, 존 바비롤리, 칼 뵘, 쿠르트 잔덜링(2종),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클라우디오 아바도 등 10여종을 넘는 전집을 갖고 있다. 아마 음반 라이브러리를 더 뒤지면 2~3종은 더 나올 것이라고 짐작한다. 브람스의 작품은 독일 낭만파 중에서 비교적 보수적인 경향을 갖고 있다. 그의 작품은 고전파적인 양식 위에 서서, 중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