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이야기 6

[음반] 멘델스존(1809-1847)의 무언가(Lieder Ohne Worte)

멘델스존이란 음악가는 내가 그리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다. 이 사람의 음악은 듣는 즉시 달콤하고 귀에 쏙쏙 들어오는 매력이 있으나 듣고 나서 시간이 흐르면 다시 듣고 싶은 여운이 남는 음악은 별로 아닌듯한 느낌이 든다. 이건 나만의 생각은 아닌듯 하다. 멘델스존의 생존시에 영국을 방문해서는 매우 열렬한 환영을 받았지만 그의 사후의 인기는 시간이 가면서 떨어진것 같다. 그리고 천재라는 소리를 듣는 음악가로서 모짜르트와 비교하면 멘델스존의 음악이 왜 여운이 길게 남지 않는지 이해할 수 있을것 같다. 소위 부루주아라는 말은 멘델스존 정도의 재력이 있는 집안에 해당하는 말일텐데, 부족함이 없이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었던 멘델스존과 늘 시대와 불화하면서 고단하게 자신의 뜻을 관철하려한 모짜르트가 같을..

[음반] 리스트/ 순례의 해 Années de Pèlerinage 3권/LESLIE HOWARD

순례의 해(Années de Pèlerinage)는 리스트의 피아노 음악을 이해하는데 중심이 되는 작품이다. 는 비교적 오랜 기간(50년 남짓)을 두고 완성된 작품이라서 작품의 규모와 내용에서 리스트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큰 흐름의 변화를 담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는 이 곡의 소재가 된 리스트의 "사랑의 순례"가 시작된 1835년의 경험과 기억을 기반으로하여 이 기간 중인 1835년에서 1836년에 작곡한 곡들이 먼저 1848년 이란 이름으로 출판된 후 그 중에서 추려낸 곡들을 개정하여 를 1855년에 출판했다고 한다. 두번째 해의 순례는 1837년 부터 1847년 사이에 작곡되어 1858년에 악보의 출판이 이루어졌으며, 마지막 해의 순례는 1867년에서 1877년 사이에 작곡을 하여 1883년에 악..

[음반] 말러 교향곡 9번 - 아바도

아바도의 말러 교향곡 9번 음반은 내게 2종이 있다. 빈 필과 녹음한 것과 만년에 베를린 필과 녹음한 것인데 대체적인 평가로는 아바도가 베를린 필과 연주한 음반이 선호된다. 나도 이런 평가에 대체로 동의 한다. 연주의 유연성이라는 측면과 강약 조절의 면에서 나중에 연주된 음반이 좀 더 듣기 편안것 같았다. 아바도의 말러는 젊은 시절부터 명성이 높았고, 내 기호와 취향에 가장 맞는 연주였다고 생각한다. 뭐랄까, 아바도의 연주는 깔끔하면서 과장이 없고 애매함이 없어서 느끼하지 않지만, 조급함이 없이 온화하게 음악을 만들어는 품위가 있기에 그의 연주는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보편성이 높은 연주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취미의 영역에서 이런 아바도의 장점은 개성이 강한 연주를 좋아하는 취향을 갖은 사람..

[음반] 베토벤 교향곡 9번 / 오토 클렘페러 Otto Klemprer

베토벤 교향곡 9번의 연주 녹음은 너무 많다. 그리고 연말이면 세계의 거의 모든 교향악단이 송년음악회에서 이 곡을 연주하고 있으며 마지막 악장이 포함된 합창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그래서 음악을 모르는 사람도 베토벤의 교향곡 9번는 너도 나도 그의 교향곡 중 최고의 곡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한다. 그런데 정작 감상자의 차원에서 이 곡은 그 규모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그렇게 일상적으로 즐겨들을 음악은 아니다. 나 역시 아주 오래전에 베토벤의 교향곡을 듣기 시작할 때는 이 음반 저 음반 유명세를 따라서 음반을 사들이면서 비교해서 들어봤지만 1951년 바이로이트 음악제에서 푸르트벵글러가 녹음한 연주 녹음을 접한 후에는 이 곡에 대해 더이상 명반의 구분이나 그 존재의 위계를 따질 의미가 없어졌다는 ..

[음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집

나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집(굳이 전집을 언급하는 것은 어차피 결국에는 전집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을 적지 않게 갖고 있다. 그 이유는 그냥 호기심 때문이었다. 즉, 80년대와 90년대에는 아직 우리나라의 음반시장이 협소하고 취급하는 음반도 대중적인 유명세가 있는 음반에 치우치는 정도에 지나지 않아서 몇 몇 음반은 실물을 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 결핍의 시절을 살아온 세대에게는 유독 음반에 대한 욕심이 늦게까지 남게 마련이다. 그런 중에서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집은 대부분의 클래식 애호가들이 이곡 저곡 탐색을 하게되는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아이템이 아닐까 싶다.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전집은 1930년대에 처음으로 전집을 녹음한 아르투르 슈나벨(Artur Schnabel) 의 EMI음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