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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전화를 받고서......

오늘은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처제가 전화를 해서 안부를 묻더니 종친회에서 조의금을 전하려 하니  내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순간, 참 일처리가 물러터지고 마무리가 흐지부지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늘 그랬다. 난처한 일은 모르는 척, 생색낼 일은 너무 요란스럽게 떠들던 사람들이었지. 그 일을 떠맡은 처제가 안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아내는 처가와 얽힌 일에는 늘 난감해 했었다. 장인이 몸져 누웠을 때, 1주일 마다 장을 봐서 행당동으로 찾아가곤 했던 아내는 돌아와서 늘 말이 없이 한 숨을 내 쉬곤 했었다. 그러다가 어느날엔가는 난제가 쌓이면서 불화한 가족의 모습을 보게 된 만년의 장인의 초췌해진 모습이 안스러워 눈물을 쏟았었다. 그 상황에서 장인은 아내와 내가 함께 찍은 사진을 한..

나의 이야기 2024.07.11

[2024] 불루베리 농사 중간 결산

매우 어려운 여건 중에 6월 8일 부터 불루베리를 수확하기 시작했다. 일단 4월 중에 꽃눈을 대폭 정리해주어야 했는데, 나름대로 한다고는 했지만 당시 내 형편상 충분할 정도의 꽃눈 정리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점은 아쉬웠다. 꽃눈 정리의 중요성은 지난해 대폭 가지 정리를 해서 심지어 나무 한그루가 고사한 라인에서 엄청난 수량의 양질의 불루베리가 수확된 점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아내의 부재에 따른 주문과 판매문제였다. 아내는 크게 3개 축의  주문 통로를 중점적으로 관리하면서 판매의 근간으로 삼았다. 그 중 한개 축은 올해 예상한 대로 사라졌다.  그런데 그와 별도로 2개의 축이 새롭게 생성되는 이변이 발생했다. 작년에는 아내가 대략 150kg 정도의 불루베리를 판매했는데, 올 해..

불루베리 2024.06.29

나는 왜 농사를 짓는가?

이 문제에 대해서 최근 나는 나의 주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을 확인했다. 지난 주에는 딸내미와도 불루베리 선별과정에서 언쟁을 벌였는데 그 때 이 문제가 정확하게 주변에 인지되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심지어 내 아내 조차도 그랬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좋은 공기를 마시면서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이건 매우 모호할 뿐 아니라 허위의 냄새가 짙게 풍기는 말이다. 먹고 살기 위한 방편으로 사람이 몸을 움직이고 머리를 싸매고 고민한다고 할 때, 농사도 그 중의 하나일 뿐이다.  그 먹고 사는 문제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인간의 품격이 달라지고 가치가 드러나는 것이다. 딸아이는 작은 불루베리를 포장에서 제외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짜증을 냈다. 나와 같은 기준으로 선별하면 일반 마트가 아닌 백화점이나 농..

농사 이야기 2024.06.22

부모와 자식

요즘은 10시 전후에 잠이 들어 새벽에 잠이 깬다. 얼마전 까지는 그 동안 두어번 잠이 깨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중간에 깨는 일이 없다. 피곤함 때문인지 또는 수면 사이클이 자리를 잡아가는 것인지 모르겠다.  딸내미는 지난 6일 시골에 내려와 복분자와 불루베리 수확을 거들다가 지난 금요일 상경했다. 사위의 반찬이라도 챙겨주려니 불루베리 택배 배송이 없는 주말을 이용해 잠시 올라간 것이다.  오늘은 부모와 자식은 무엇인지 새벽에 일어나 생각하게 되었다. 보통 자식은 유년기에 절대적으로 부모에 의존해서 삶을 이어가면서  안정감과 자신이 사랑받고 존중 받는다는 사실을 통해서 자기 존재감을 확인하게 된다. 그러다가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에 이를 때 쯤이면 부모를 관찰하면서 어른의 삶에 실망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나의 이야기 2024.06.17

죽음을 준비할 때.

지난 주말 동생의 장인이 이승을 하직하셨다. 어려운 시절을 살아오신 우리의 부모님 세대이니 그 인생의 굴곡은 우리가 가늠하기 어려운 수준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동생은 내개 그 사실을 바로 알리지 않았다. 나의 형편과 사정이 문상을 오갈 처지가 아니라고 판단한듯 하다. 거의 매일 퇴근 후에 안부 전화를 주고 받았는데 전화가 없어 의아했었다. 발인하기 전날 저녁에 늦게 사실을 문자로 알려왔고 나는 그 문자를 새벽에 확인했다. 동생 내외는 나름 고민을 하던 끝에 그리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문자로 장례를 무탈하게 치루기를 기원하고 따로 전화는 하지 않았다. 야단스럽게 자기의 한 일을 떠벌려야 직성이 시원한 사람들도 있겟지만, 나는 그냥 은근하게 서로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묵직한 교감을 더 소중하게 여..

나의 이야기 2024.06.11

[2024] 불루베리 수확

올해 불루베리는 수확과의 처리가 고민이었다. 애초에 불루베리는 가족 친지들과 나누어 먹을 요량으로 규모가 크지 않은 수준으로 시작했는데,  아내가 고추 농사에 비해 수월한 점에 착안해서 욕심을 내서 규모를 조금 늘렸었다.  첫번째 수확물을 6월 7일 세곳에 먼저 선을 보였다. 그런데,  어제까지 두 곳에서 불루베리를 받아보고 주변 사람들에게 홍보하여 주문을 보내왔는데, 그 수량이 예상밖으로 많아서 놀랐다.  첫번 째 주문량이 122kg이다. 우리의 하루 수확량이 20kg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주문 폭주라 할만하다. 첫번째 수확물은 좀 서둘러서 수확한 탓에 약간 신맛이 강하게 느껴졌기에  오늘까지 수확을 미루었는데 당도가 올라가고 신맛이 상큼하게 조절되었다. 주문 내용은 딸내미가 엑설로 따로 정리하여 추후..

불루베리 2024.06.11

[2024] 올 해 첫수확

금년 농사의 첫수확은 복분자다. 지난해 봄에 어린 묘목을 심어 1년을  넘게 길러서 오늘 복분자 열매를 수확했다. 복분자는 10kg씩 포장해서 농협에 가져가면 수매를 해 준다. 1kg에 17,000원이니 농산물 중에서는 고소득 작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곳은 복분자가 특산물로 유명하여 다른 지방 복분자에 비해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농협에서는 전량 수매를 해서 지역 특화작물로 판매를 하는 실정이다. 오늘은 복분자 40kg을 수확해서 농협에 가져다 주었다.    작년에는 첫번째 수확이 불루베리였는데, 복분자가 약간 빨리 익어가는것 같다. 불루베리는 품종에 따라 숙기가 차이가 있는데, 스타 품종이 뉴하노바에 비해 숙기가 빠르다. 내일 모레쯤이면 스타 품종의 과실을 수확해야 할 것 같아 수확 준비를 했다...

농사 이야기 2024.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