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는 물관리와 온도관리가 중요한 작물이다.
한 여름 기온이 높을 때 고추꽃이 말라서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대표적인 고온장해의 한 예이다. 고추는 각각의 꽃이 수정이 되어 열매를 맺는 작물이므로 고추꽃이 그냥 말라서 떨어져버리면 그만큼 고추 결실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비가림 시설에서 고추를 기를 경우, 하우스내의 고온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가 골치거리다. 비용조건을 무시한다면 스마트팜으로 일컬어지는 최첨단의 시설로 상부의 더운 공기를 배출할 장치를 하고 또 따가운 햇볕을 차단할 장치를 하는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비닐 하우스에서 고추를 기르고 있고 또 그 밭에 별도의 막대한 투자가 꺼려지는 상황에서는 우선 차광망을 설치해서 고온을 방지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나도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어느 정도의 빛 차단율의 차광망을 선택하고 또 차광범위를 어떻게 하는것이 좋은지를 알지 못해서 마음을 태우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번 선진농가를 방문했을 때, 그곳 농장주께서는 그런 내 답답함에 대해서 답을 주셨다. 즉 35%차광망을 선택하되, 설치하는 범위는 비닐하우스 상단 반원부의 절반 정도만이 덮힐 정도로 설치하라고 조언을 해 주었다. 말로는 금방 이해되지만 정작 35%차광망으로 그 폭이 4M짜리를 찾은 것은 어려웠다. 이곳 철물점이나 농자재상에서는 일률적으로 6M짜리 차광망만 판매하고 있었고, 폭이 좁은 것은 따로 주문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 이유는 수요가 적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돈도 별로 되지 않은데 귀찮다는 말이다. 그래서 우여곡절끝에 컴퓨터를 검색해서 강경에 있는 농자재상에 전화를 하니 시간이 좀 걸리기는 하지만 주문을 해 줄수는 있다고 했다. 어디는 주문을 해서 물건을 준비해 주고 어디는 귀찮아서 주문을 해 주지 않고......
이런 작은 부분에서 그 지역의 민심의 순도를 검증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상인의 경우, 자기가 상대하는 고객의 입장보다 자신의 편리함을 앞세우는 습관이 고착되어 있다면 좋은 사업 풍토는 아니라고 보는게 맞을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구한 35%차광망이 7월 13일에 도착했다. 마침 장마철에 비가 오락가락하는 상황이라 차광망이 도착하는 시간이 소요된 부분은 크게 아쉬울게 없었다. 그러나 비닐하우스 내부의 온도가 높아져서 40도를 넘게 되는 6월 하순경부터는 차광망을 설치하는 것이 좋을것 같다. 기왕에 나는 차광막을 늦게 구했으니 설치 시기도 늦어지는것이 당연하다.
비가 그치고 주변이 어느 정도 건조된 시점을 고르다가 7월 17일 아내와 3개동의 비닐하우스에 차광망을 설치했다. 시골일이라는게 이렇게 저렇게 해보면서 시행착오를 거쳐 성공의 경험을 통해서 능숙해 지는게 대부분인데, 이번 차광망 설치의 경우도 예외가 없었다. 미리 생각하고 가늠해서 일을 시작하면 반드시 예상하지 못한 난관을 만나게 되고 그러면 또 생각을 바꾸어서 일을 하게되는 일이 차광망 설치에서도 발생했다. 당연히 첫번째 작업은 많은 시간 낭비가 따랐다. 그런데 그게 사실은 낭비가 아니라 일종의 학습이라고 봐야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해서 한 나절 땡볓 아래에서 아내와 3개동의 하우스 지붕에 35%차광망을 설치했다. 우리 하우스는 바닥넓이가 6M정도이고 상단의 하우스 반지름은 대략 11M 정도이니 그 정상 중심부에서 대략 좌우로 2M씩을 수 십M길이로 고르게 펼쳐서 고정시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게 해서 설치한 비닐하우스 상단 지붕부분의 차광막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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