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이야기

2021, 고추 검은곰팡이병

sunis 2021. 6. 13. 11:31

검은곰팡이병-칼슘결핍 

고추는 물에 매우 민감한 작물이다.

물이 부족하면 칼슘결핍에 따라 과실에 문제가 생긴다.  그런데 또 물이 너무 많이 공급되어도 문제가 생긴다. 즉 고추가 웃자라는 일이 생기고 수분이 과도한 경우에는 뿌리가 썪기도 한다. 이런 물에 민감한 부분을 나름 염두에 둔다고 했음에도 수분부족으로 인한 질병을 막지 못했다. 이런 부분을 보면 농사가 재배 조건에 따라 더러는 무딘 것 같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매우 예민한 부분이 있다. 특히 물과 관련된 부분은 좀 예민한 문제가 발생하는것 같다. 

 

검은곰팡이병은 칼슘 결핍으로 발생하는 병증이다.

작년까지 고추를 재배하면서 칼슘 결핍에 유의를 해서 작년에는 크게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올 해에는 칼슘 결핍을 초래했다. 원인은 물 관리 과정에 미생물 공급이 새롭게 추가되어 발생한 것으로 생각된다. 즉 작년에는 5월 하순경부터 날씨가 더워지면 관수와 동시에 칼슘제를 용해해서 관주해 주곤 했다. 그런데 올 해는 미생물을 관수시에 함께 공급하다 보니 칼슘제 공급의 적기를 잡지 못했다. 물론 작년에 비해서 비료를 약간 덜 공급한 부분(칼슘유황비료 포함)도 영향이 없지는 않았으리라 본다. 기비를 적게하면 추비를 정식4주 후부터 해주는게 좋을것 같다. 칼슘제의 공급도 일종의 추비의 하나로 보아야 하고. 심각한 병은 아니지만 매 년 농사를 짓다보면 하나씩 무심하게 넘길 수 없는 미세한 부분의 잘못을 확인하게 된다. 이런것이 쌓여야 경험이 노하우로 축적되는게 아닐까 싶다. 미생물을 물과 함께 관주해야 하고, 물을 무한정 자주 공급할 수 없는지라 1주일에 2회 정도의 관수주기에 맞추어 미생물 공급과 추비, 그리고 칼슘제 공급을 모두 해결하자니 발생한 문제였다. 시소의 법칙이 여기서도 작동했다. 즉 하나가 올라가는게 있으면 다른쪽에서 내려가야 하는것. 즉 미생물이라는 것이 추가되다 보니, 그간 생각하지 못했던 관수 주기에 맞춘 시비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마침 오늘 아침에 칼슘제인 하베스트Ca18을 공급하면서 확인한 내용이라 수분공급과 함께 칼슘제의 관주도 이루어졌고, 곰팡이로 인한 병증인 점에 착안하여 기왕에 병증이 생긴 것은 모두 거두어서 버리고 추가적인 확산을 막기 위해서 살균제인 다코닐 에이스(카)로 방제 작업을 해 주었다. 원인을 알고 그 발생 상황을 역으로 되짚어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니 크게 당황하거나 난감해 할 일은 아닌것 같다. 이것도 나름 농사 4년차의 경험이 대응력을 높여 준 것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