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 가끔 선운사 뒤쪽 산을 오르곤 한다. 그러나 산높이가 대단한 것이 못되는지라 딱히 등산이라는 말을 쓰기도 멋적은 면이 없지 않아서 그냥 산을 오른다고 한다. 그것도 농번기에는 쉬운 일이 아니다. 대략 6~7km 정도의 거리이고 걸음 수로 대략 1만보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인데, 아내에게는 딱 적당한 운동량인것 같아 농번기가 시작되기 전 시간이 있을 때면 산에 오르곤 한다. 그런데 오늘 같이 산에 사람들이 많이 몰릴것 같은 휴일이면 그 번잡한 대열에 굳이 우리까지 낄 필요는 없다고 여겨 산에 오르는 일을 피하곤 했다. 오늘도 아내와 잠시 고민을 하다가 운곡 습지로 산보를 다녀오기로 했다. 고창 지역은 대체로 가뭄에 물걱정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그 이유를 운곡 습지에 와보면 알것도 같다.
경사가 거의 없는 평탄한 길이라 아내가 걷기에 무릎에 큰 부담이 없는 점은 좋은 면이나 포장된 도로를 걷는 것은 그다지 재미가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운곡 서원을 지나 조류관찰대가 마련된 곳까지 주차장에서 부터 대략 편도 4km내외의 길을 돌아서 오는 코스는 건강을 위한 하루의 산보로는 크게 아쉬움이 없는 거리인것 같다. 오늘은 날씨가 흐린탓도 있었는데 마침 설연휴의 끝 날이라 그런지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온 젊은 부부의 모습도 적지 않게 보였다. 특히 운곡 생태공원의 경우에는 아이들이 놀기에 좋은 공간과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휴일이면 아이를 데리고 온 젊은 부부들이 많을 것 같다. 이제 산보하는 중에 스치는 사람들을 보면 대체로 우리 보다 젊은 사람들을 더 많이 보게 된다. 불현듯 나이를 먹는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다. 이런 저런 사정상 휴일에는 될 수 있으면 사람들이 붐비는 대열에 굳이 참여하지는 않는게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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