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좀 지난 이야기인데, 나는 매년 비닐하우스에 농사를 끝내고 나서 겨울에 볏짚을 뿌린 후 로타리를 친다.
이게 비료로서의 효과를 기대하는 부분은 거의 없고 토양의 물리적 조건을 개선하는데 주된 목적이 있음은 이전에도 이미 밝힌 바 있다. 이렇게 매년 볏짚을 넣고 밭을 갈아서 농사를 짓는 것은 전반적으로 토양의 통기성과 배수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데, 이것은 흙을 만져보면 밭의 흙이 부드러워진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제 5년 차에 접어드는 농사에서 첫 해에는 미쳐 볏짚을 준비하지 못한 상태로 밭을 만들어서 고추 재배를 했지만, 그 다음 해 부터는 매년 볏짚을 넣고 땅을 경운 하는 일을 빼먹지 않는다.
이런 볏짚뿌리기가 가능한 것은 이장이 매년 볏짚을 나누어 주어서 가능하다.
나는 논농사를 짓지 않아서 볏짚을 사서라도 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장은 매년 가을 배를 한 후 수확한 이것을 수출을 위한 선별소로 나르는 작업에 나의 도움을 요청했고 나는 그 요청을 한 번도 거절하지 않았는데, 아마도 이 품앗이에 대한 대가로 볏짚을 나누어 주는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니까 첫번째 볏짚을 날라와서 볏짚값을 지불하려 했을 때 이장은 이것을 사양했었다. 그런데 다음 해에도 같은 일이 반복 되다 보니 나름 이런 저런 일의 전후 맥락을 짚어보면서 이심전심으로 이해가 되었다. 물론 이렇게 볏짚을 넣고 경운을 하고 또 밭을 만들기 위해서 쟁기질과 로타리를 하는 일에는 마땅히 상응하는 비용을 나름 계산해서 지불하고 있다. 즉 시골에서의 농사에서 이웃의 도움은 필요하지만 그 도움은 서로 이해 가능한 수준의 이해 균형이 맞아야 한다.
대체로 12월에서 1월 초순경에 볏짚을 뿌리고 로터리를 한 밭은 2월 중에 쟁기로 밭 전체를 크게 뒤집어 주고 3월 중순에는 다시 로타리를 쳐서 밭을 만들 준비를 해야 한다. 올 해는 지난 가을에 정리해서 뿌리 까지 캐낸 오디를 심었던 밭이 고추 재배에 새로 투입된다. 설 연휴에 서울에서 다녀간 아이들을 보내고 금년 농사에 대한 생각을 하나씩 차례로 정리해야 할 시점이다.
볏짚을 넣고 로터리를 친 후에는 다시 쟁기로 밭을 깊이 갈아준다.
이렇게 깊이 갈이를 한 후 3월 20일 경에는 유박을 비롯하여 토양개량용 비료를 먼저 시비한 후 로터리를 치고,
4월 초순에 기비와 토양살균제 등을 산포한 후 로터리를 쳐서 비료 등이 토양에 섞이도록 한 다음
이랑을 만들고 그 위에 점적시설을 한 후, 죄총적으로 비닐 멀칭을 해서 밭을 만든다. 정식 예정일은 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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