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루베리

6월은 블루베리 수확의 달

sunis 2023. 6. 20. 10:21

경험 부족한 사람이 농사를 짓는 것은 때로는 암중모색이랄 수 있는 답답한 상황이 적지 않다. 그러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올 해는 블루베리 수확을 하고 있다. 무지와 오류로 인하여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그나마 위안을 삼고자 하는 것은 블루베리 묘목을 식재해서 지금까지 단 한 그루의 나무도 죽이지 않고 모두 살렸다는 사실에 스스로 만족하고자 한다. 또한 전지와 전정등에 관한 중심 개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관상수의 전지와 같이 외형적인 수형관리를 곁눈질로 따라하다 보니 블루베리 과수의 모양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점은 아쉬운 점이다. 그러나 나는 늘 그렇듯이 겁이 없고 또 매우 낙관적인 사람인지라 남들이 하는 일이라면 나 역시 못할 것이 없다는 불굴(?)의 신념과 용기로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는 특징이 있는지라 내가 마주한 문제는 반드시 내 스스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그래서 시간이 길고 짧은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고 있다. 

 

새벽에 일어나서 블루베리를 수확하고 무더운 한 낮을 피해 해가 기세가 꺾인 4시 이후에 다시 블루베리를 수확하면서 6월을 보내고 있다. 블루베리 수확은 고추 수확과는 비교할 수 없는 편이함이 있다. 고추 비닐하우스에 비해 공간이 여유가 있어 통기가 원할하기에 크게 더위를 느끼지 않을 수 있고, 또 이따금 블루베리를 입에 하나씩 넣어서 맛을 보면서 수확을 하기에 큰 지루함은 느끼지 않을 수 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올 해에 비해 2배 정도의 수확은 더 거둘 수 있겠다는 확신도 만들어 간다. 즉, 수확하면서 과실이 충실한 나무와 과실이 부실한 나무를 관찰하면서 그 특징이 내포한 문제들을 파악해 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의 단서를 찾아가고 있다.

 

그러면서 혹 도시에서 귀농이나 귀촌을 하여 작은 텃밭이라도 만들어서 농사를 지어보려는 사람들이 시골의 선배 농부들에게 과연 얼마나 유익한 조언과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개인차가 있을 수 있는 문제니 내가 경험한 것을 일반화해서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내 경우에는 속시원하게 내가 모르는 것을 열려주는 시골 사람을 보지 못했다. 그 원인은 둘 중의 하나라고 본다. 첫째는 섣부른 조언이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듣게 될 원망이 꺼려져서 애매하게 답변하는 경우일 수 있을 것이고, 둘 째는 알고 나면 별것이 아닌 지식과 경험도 농사 현장에서는 나름대로 노하우라고 여겨서 그것을 공유하기를 꺼리는 경우가 아닐까 싶다. 나의 경우, 처음에는 좋은뜻에서 첫번째 사유로 명쾌한 조언이 어렵다고 느꼈는데, 막상 6년차의 농사경험을 통해서 스스로 전후 과정을 복기해 보니 후자의 이유일 가능성이 높은 경우가 더 많은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뭐, 이런것도 일종의 텃세의 한 부분일지 모르겠다. 그런데 그게 꼭 나쁜것 많은 아니다.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노력을 하는 사람에게는 선행된 실패와 과오도 문제 해결의 밑거름이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결국 모든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 가야 하는 것이다. 용기가 동반된 의지와 노력이 없는 사람에게는 어떤 조언과 도움도 유익한 경험의 영역에 흡수될 수 없을 것이다. 

 

일부 수확 중인 블루베리

 

올해 비로소 수확을 한 블루베리는 맛이 좋고 나름 품질도 기대보다는 좋은 편이다. 그런 결과는 내 스스로의 고민과 탐색의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믿는다. 내년 6월, 블루베리 수확의 달에는 올 해 보다 더 좋은 품질의 과실을 더 많이 수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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