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느끼고.. 27

[음반] 베토벤 교향곡 9번 / 오토 클렘페러 Otto Klemprer

베토벤 교향곡 9번의 연주 녹음은 너무 많다. 그리고 연말이면 세계의 거의 모든 교향악단이 송년음악회에서 이 곡을 연주하고 있으며 마지막 악장이 포함된 합창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그래서 음악을 모르는 사람도 베토벤의 교향곡 9번는 너도 나도 그의 교향곡 중 최고의 곡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한다. 그런데 정작 감상자의 차원에서 이 곡은 그 규모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그렇게 일상적으로 즐겨들을 음악은 아니다. 나 역시 아주 오래전에 베토벤의 교향곡을 듣기 시작할 때는 이 음반 저 음반 유명세를 따라서 음반을 사들이면서 비교해서 들어봤지만 1951년 바이로이트 음악제에서 푸르트벵글러가 녹음한 연주 녹음을 접한 후에는 이 곡에 대해 더이상 명반의 구분이나 그 존재의 위계를 따질 의미가 없어졌다는 ..

[책] 부채, 그 첫 5,000년/ 데이비드 그레이버 / 정명진 역

원서는 Debt : The First 5,000 Years, David Graeber, 2011 번역서가 같은 해에 나와서 망설임 없이 번역서로 구해서 읽었던 책이다. 그러니까 2009년, 소위 말하는 서브프리임 모기지 사태로 미국이 금융위기에 휩싸인 이후 이 책이 나왔기 때문에 관심이 높을 수 있었다. 이 책을 구입할 무렵 나는 비교적 책을 읽을 시간이 많아서 모처럼 많은 책을 사들이고 읽을 때였던것 같다. 그런데, 시골에 와서 그동안 농사일을 배우랴 또 시골생활에 적응하려 번잡했던 시간이 지나고 나서 처음으로 다시 천천히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난 연말에 서가에서 제일 먼저 뽑아낸 책이 이 책이었다. 아마도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인상깊게 느꼈던 어휘가 라는 말이었고, 그 말이 내가 시골로 ..

[음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집

나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집(굳이 전집을 언급하는 것은 어차피 결국에는 전집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을 적지 않게 갖고 있다. 그 이유는 그냥 호기심 때문이었다. 즉, 80년대와 90년대에는 아직 우리나라의 음반시장이 협소하고 취급하는 음반도 대중적인 유명세가 있는 음반에 치우치는 정도에 지나지 않아서 몇 몇 음반은 실물을 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 결핍의 시절을 살아온 세대에게는 유독 음반에 대한 욕심이 늦게까지 남게 마련이다. 그런 중에서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집은 대부분의 클래식 애호가들이 이곡 저곡 탐색을 하게되는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아이템이 아닐까 싶다.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전집은 1930년대에 처음으로 전집을 녹음한 아르투르 슈나벨(Artur Schnabel) 의 EMI음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