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12일 고추모를 포트에 이식했다.
이번 겨울에는 이곳 고창에 무척 문이 많이 내렸다.
고추모를 이식하는 날에도 전날밤부터 내린 눈이 쌓여있고 하루 종일 눈발이 오락가락하는 불량한 날씨였다.
이곳에서는 고추모를 이식할 때 마을 사람들이 품앗이를 한다.
고추모를 직접 기르는 집이 두 집 그리고 포트 이식후 정식때까지 직접 기르는 집이 세 집이다.
나는 동네에 살고 계시는 멘토의 힘을 빌어 고추모종을 키우고 이식을 마쳤으며 정식때까지도 모를 키우는 일을 맡기고 있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서울에서 내려와 손에 흙묻힌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하나 하나 꼼꼼한 설명과 시범을 몸소 보이면서 농사를 지도해 주고 있는데, 세부적인 부분들이야 더러는 잊히기도 하고 또 더러는 시간이 가고 경험이 쌓이면 익숙해 질 것이지만 농사를 하는 과정의 꼼꼼함과 깔끔함은 내가 덤으로 배운 큰 교훈이다.
고추모 이식을 끝내고 나서는 마을 사람들과 밥 한끼를 나누면서 소주잔을 돌리는 일이 빠지지 않는다.
고추모를 이식하는 일은 그 자체로는 어려운 일은 아니다.
나는 고추모판에서 고추모를 뽑아서 뿌리의 흙을 적당히 털면서 고추모를 이식하기 좋게 정리하는 일을 주로 했다.
나중에는 몇 개의 포트에 고추모를 직접 이식하기도 했고...
고추모 이식이 모두 끝나면 철사로 작은 하우스를 만들어서 부직포와 비닐을 덮고 그 위에 다시 보온덮개를 덮었다.
그 과정을 사진으로 남겨둔다.
나는 고추씨를 2봉 파종했는데, 골드라벨은 1봉에 1200주, 강력대통은 1봉에 1400주의 고추모가 나왔다.
사실 나는 금년에 한마지기(200평) 규모의 하우스에서 고추를 재배할 예정인데, 고추모는 사실상 내가 정식할 것의 2배 이상이 나왔다.
이제 나는 이 고추모가 자라는 2개월여의 기간 동안 정식할 고추밭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은근히 마음이 바쁘다.
예전에 뽕나무를 베어버리고 뿌리를 캐낸 곳을 가다듬고 시비를 하면서 이랑과 고랑을 만들고 관수시설을 하고 비닐을 다시 덮어야 한다.
해야할 일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다급해 진다. 어쩌면 위의 일 중 상당부분은 이미 시작하는것이 좋았을 일도 있다.
그러나 빈번한 강설과 강추위로 생각한 일을 미루어 둔 부분이 적지 않다. 농사에서 날씨가 차지하는 비중의 심각함과 중요함을 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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