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이야기

2019, 고추 수확 시작

sunis 2019. 8. 1. 16:28

금년 고추 첫 수확은 7월 15일에 이루어졌다.

올해에는 작년 보다 고추를 많이 심었지만 그에 비례하여 늘어야 할 관심이 고추밭에 부족했는지 1개동 하우스에서는 상당한 병증이 발견되기도 했다. 고추를 심을 때, 물을 주지 않고 관주에 의존했던 점이 고추모의 뿌리 활착에 불리하게 작용한 점이 가장 큰 이유일 것 같고, 두번째로는 초기 방제시에 농약이 충분하지 않았던 점이 고추밭에 역병과 바이러스에 의한 칼라병이 발생한 이유라고 본다. 


첫번째 고추 수확은 그런 상황을 확인한 후에 이루어졌는데, 그래서 수확의 즐거움이 그다지 크지는 않았다. 첫 날 대략 건고추 30근 정도의 소량의 생고추를 수확했다. 당시는 아직 장마가 끝나지 않은 중이라 비가 오다가 해가 나는 그런 불규칙한 날씨가 반복되었다. 그래서 많은 양의 고추를 따지 않고 거의 완숙 상태의 고추만 수확하고 병증이 보이는 고추는 밭에서 제거하는 작업을 병행했다. 그런 후 1주일 정도 지난 7월 22일 지난번에 병증이 보이는 고추를 제거하면서 제대로 수확하지 못한 고추의 2차 수확을 했다. 이때는 대략 건고추 80근 정도의 고추를 수확했다. 고추를 따서 담는 포대가 대략 가득 채우면 30kg내외가 되는데, 여기서 나오는 건고추가 대략 10근 내외다. 그래서 고추를 수확할 때 생고추를 담은 포대의 수량으로 건고추 수량을 가늠할 수 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덜익은 고추나 간혹 병증이 있는 고추를 함께 거두어서 말린 후 건조후에 추리는 과정을 거치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는 병증이 보이는 고추는 폐기하고 대체로 완숙된 고추를 수확하는 편이다. 그래도 간혹 섞여있는 아직 덜 익은 고추가 있을 수 밖에 없기에 고추를 건조장에 옮겨서는 차광망을 씌운채 2일 정도 고추를 서서히 태양과 바람에 적응시키면서 섞여있는 미숙과를 함께 후숙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위 사진은 첫 물 고추의 건조 사진


그리고 어제와 그저께 그러니까 7월 30일과 31일에 24포대의 생고추, 그러니까 건조추로 환산하면 대략 200근이 넘는 고추를 수확해서 건조를 시작하고 있다. 아직은 내 스스로 확신을 하지는 못하지만 대부분의 농민들의 의견에 의하면 2번째, 3번째 고추가 가장 품질이 좋다고 하는데, 우리가 7월 마지막 날에 딴 고추가 대략 농민들이 말하는 2물 고추가 되는것 같다. 여기서 대략 200근이 넘는 건고추가 나온다면, 다음번에도 비슷한 양이 나올것을 예상할 때 2물, 3물 고추로 건고추 500근 정도를 수확할 수 있다는 예상을 해 볼 수 있다. 그러니까 두 물 세 물 고추가 첫물에 비해 배 이상의 양을 수확할 수 있다는 농민들의 말은 사실인것 같다. 다음번 고추 수확은 8월 10일 전후로 예상한다. 오늘은 고추를 따고 나서 고추밭에 시그니쳐(물비료)로 관주를 통한 추비를 해 주었고, 내일이나 모레쯤 고추 밭의 상태를 점검한 후 추가 방제 여부를 판단해야 할것 같다. 내 짧은 경험과 나름의 숙고에 따른 방제 작업은 핵심은 초기 방제에 전력을 기울여서 고추가 건강하게 자라고 나면 이후에는 고추 방제에 부담이 좀 덜어질것 같다는 점이다. 대개 나같은 초보 농부들은 초기에 방제를 미적거리면서 미루거나 소심하게 해서 방제 적기를 잃거나 방제 효과를 떨어 트리는 경우가 있는데, 내년에는 초기에 다부지게 방제를 해서 해충이 발을 들이지 못할 조건을 유지하면서 고추를 키우는 것이 방제 농약 소비량을 줄이는 첩경이라고 판단하게 된다.


30kg내외의 고추 포대를 들고 나르는 일은 아무래도 힘에 부치는 일인것 같다. 

작년에는 솔직히 힘든 줄 모르고 번쩍 번쩍 들어나르던 고추 포대가 금년에는 제법 묵직하게 느껴진다. 아무것도 모르고 의욕이 충만한 상태에서 하는 일과 무엇인가를 알아가면서 힘과 노력을 가늠하는 일의 고단함이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나마 금년에는 트럭이 마련된 상태라라서 고추밭 입구에 트럭을 세워 놓고 수확한 고추 포대를 차에 실어서 건조장으로 나르는 과정을 거쳤으니 작년보다는 확실히 덜 힘이 들어갔을 것이지만, 그래도 30kg내외의 고추 포대를 10여 포대씩 상차하고 하차해서 건조장에 펼치는 일은 고추 수확하는 고단함의 마무리로는 제법 매운맛이 느껴지는 힘든 일인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이 고추 농사가 고되다고 하는 말을 대략 가늠할 수 있을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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