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이야기

2020, 고추모 성장

sunis 2020. 1. 28. 23:04

3번째 고추씨 파종과 고추모 싹틔우기를 경험한다.

싹이 뜨는 과정은 언제나 신비하다, 그러니까 1월 17일 파종을 한 후, 열선으로 보온을 하고 부직포와 비닐, 그리고 보온덮개로 25도 내외의 발아 적정 상태를 유지하면서 싹이 트기를 기다리던 중, 5일 차에 모판의 상토를 비집고 나오는 작은 싹을 볼 수 있었다. 

오늘은 11일째인데 그렇게 상토를 비집고 나온 고추모들이 떡잎을 활짝 펴고 제법 그 형태가 온전한 모습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대략 2월 7일을 전후하여 날을 잡아 이 고추모를 하나씩 포트에 새로 이식을 해서 2개월 정도 성장을 시켜야 한다. 이 과정이 사실상 가장 조심스럽고 힘든 과정이다. 씨를 뿌려 싹을 틔우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온도를 잘 관리하고 상토가 마른듯 하면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으로 족하다. 그도 그럴것이 대략 파종 후 20여일이 지나면 그렇게 자라난 고추모를 이식하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이렇게 아랫집 선배가 자신의 하우스에서 싹을 틔워서 이식할 때까지 키워준 모를 우리집 하우스에 가져다가 이식해서 2개월 정도를 기르면서 실수가 있었다. 지식이 없고 경험이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좀 무심했던것 같다. 즉 상토의 비료효과는 대략 20일에서 1개월 남짓이다. 그러니 포트에 이식한 후 20일 정도가 지나면 반드시 비효가 떨어진 상황에 적합한 추비가 필요한데 나는 대략 40여일 동안 아무런 추비도 하지 않고 고추모를 키웠다. 당연히 고추모의 성장이 온전하지 못했다. 그리고 고추모의 성장상태가 좋지 못하면 각종 병해충에 대한 저항력도 떨어지는 법이다. 그래서 대략 2000주가 넘는 고추를 정식했지만 사실상 500주 정도는 병증이 있어서 초기에 뽑아버리는 일이 있었다. 


금년의 경우는 작년의 경험을 떠올리면서 긴장하게 된다. 

같은 잘못을 두번씩 반복해서 상실감과 실패감을 다시 맛보고 싶지는 않다. 물론 나머지 1500주 정도의 고추나마 나름 열심히 길러서 대략 1500근 정도의 건고추를 만들었으니 그렇게 실패한 농사는 아니었다. 노지에서 6000주가 넘는 고추를 식재한 사람의 경우, 작년에 800근 정도의  건고추를 만들었다는 것에 비하면 그런대로 실패한 농사는 아니지만 초기에 병증으로 뽑아버린 500주는 경제적 손실을 넘어서는 상실감과 좌절감을 내게 안겨주었다. 농사는 그래서 은근히 실패의 경험이나 남과의 성과 비교등을 통해서 오기가 생기는 면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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