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이야기

2020, 고추세척건조 (2)

sunis 2020. 8. 1. 23:44

장마철에 고추를 수확하고 수확한 고추를 건조기를 통해서 말리는 과정에서 태양초의 세척건조 단서를 발견했다.

사실상 고추를 세척한 후 태양초로 말리는 경우에는 물기가 완전하게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추를 건조장에 널어놓을 경우, 고추와 고추간의 접촉면에 맺힌 수분이 고온이 되면서 빨리 건조되지 않을 경우 고추를 무르게 할 위험이 높다. 그리고 세척 과정에서 고추 꼭지가 흔들리면서 그 틈으로 수분이 들어가서 고추가 부패할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내가 굳이 세척 태양초를 만들겠다고 했을 때, 동네 사람들이 자기 일처럼 말리면서 그냥 말린 후 깨끗이 닦으라고 했다.

 

그런데 고추를 세척한 후 건조기에 넣어서 말릴 경우에도 수분이 남은 고추를 건조하는데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니까 수분이 남아있는 고추채반을 기계에 넣어서 열풍으로 말릴 때 온도 설정이 중요한 것이다. 처음부터 50도를 넘는 온도로 건조를 시도한다면 역시 고추와 고추가 접촉한 부분에 남아있던 수분이 온도가 높아지면서 과실에 화상을 남길 여지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우선 고추를 채반에 넣어서 건조기를 작동할 때 가장 먼저 고추 표면에 남아있는 수분을 없애기 위해서 40도로 온도를 세팅한 후 24시간 시간을 맞추어서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주의깊게 관찰했다. 40도의 온도로 온풍을 작동하는 것은 마치 머리를 감은 후 머리를 말리는 것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12시간이 경과한 후 표면에 수분이 완전하게 건조한 것을 확인하고는 날씨가 화창한 날에는 건조장으로 고추를 옮겼다. 고추가 녹녹하게 곯기 전에 수분만 건조된 상태로 세척 태양초 만들기에 도전해 본것이다.

 

결과는 매우 만족 스러웠다. 

무엇보다 물로 세척을 한 고추는 광택이 나면서 색감이 더욱 고와졌다.

그리고 고추를 말리는 입장에서도 식초 탄 물에서 한 번 고추를 닦은 후, 맑은 물에서 다시 한 번 헹구고 그 다음에 채반에  놓기 전에 작은 과일 컨테이너 막스에 한 채반 분량의 고추를 덜어 놓고서 다시 깨끗한 물로 헹구어 준 후 건조기에서 온풍으로 수분을 제거한 후 건조장에 고추를 옮겨서 널어 놓으면 마음이 개운하고 후련해진다. 고추 병충해에 대비해서 농약을 사용하는 농법을 따르는 나로서는 내 주변 친지들이 먹을 고추를 내가 먹을 고추라는 심정으로 만든다고 나름 노력했지만 이번에 고추를 세척하면서 세척여부에 따른 많은 차이점을 느끼게 됬다. 

 

무엇인가 문제가 있어보이는 것을 개선하고자 한다면 실패와 성공을 판단하기 위해서라도 우선을 시도를 해 볼일이다. 나는 앞으로도 모든 고추는 일단 세척을 하기로 했다. 날씨가 좋으면 12시간 정도의 저온상태의 온풍으로 수분을 제거한 후 건조장으로 옮겨서 태양초를 만들고, 날씨가 좋지 않으면 그냥 건조기 온도를 50도 내외로 올려서 48시간을 세팅한 후 건조상태를 관찰하면서 시간을 조정하여 건조하기로 했다. SNS상에는 다양한 고추 건조방법이 제시되어있는데, 고추 세척후 태양초 건조법을 따를 경우 꼭지를 제거해서는 안된다. 꼭지를 다고 건조기에 넣은 방식은 완전하게 열풍건조를 통해 건조를 완료할 목적이라고 보면 좋을것 같다. 우리는 꼭지를 남겨둔 산태로 건조장에서 건조를 시킨다. 이후 고추가루를 만들기 위해서 꼭지를 제거할 때는 건조장에 있었던 기간 동안 미세먼지에 의한 오염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가제 수건으로 닦아 주면서 꼭지를 제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아래는 이전에 미쳐 준비하지 못했던 고추를 세척하는 과정을 사진으로 남긴 것이다.

 

건조기 가동시점 28도, 설정 온도 40도 설정시간 24시간

 

 

세척한 고추의 수분제거 후 건조장에서 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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