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5월 21일) 오디밭에 나가서 보니 바람에 흔들리고 또 새가 깃들어 오르락 내리락 하는 바람에 떨어진 오디가 적지 않았다. 그런데 오디 나무를 자세히 보니 제법 까맣게 익은 오디 열매가 적지 않게 달려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오전 중에 오디 15kg을 수확해서 냉동고에 보관하였다. 오디는 매우 열매가 무른탓에 보관성이 거의 없는 과실이다. 그래서 이렇게 급속 냉동시켜야만 보관이 가능하고, 우리집에서 수확한 오디는 매년 오디즙을 만들어서 가족 친지들과 나누어 먹는다. 오디즙을 짜기 위해서는 오디 30kg을 한 틀에 넣어야 한다. 그래서 오늘 수확한 오디로는 아직 오디즙을 만들 수 없다. 오디를 전문적으로 재배해서 판매하는 농가에서는 수확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 나무 아래쪽에 망을 설치하고 나무를 흔들어서 오디를 수확한다. 그런데, 우리는 규모도 크지 않지만 망을 설치해서 오디를 수확할 공간적 여건이 허락하지도 않아서 그냥 아내와 함께 일일이 오디를 손으로 따는 방식을 취한다. 불편하고 고단하다.
예년에 비해 오디 수확이 10여일 빠른 편이다.
금년은 지난 3년의 시행착오를 경험삼아 나름 오디 나무를 기르는데 신경을 썼다. 즉 지난해 수확이 끝난 후 바로 여름이 가기전에 전지정정작업을 해주어서 새 가지가 빨리 돋아 나오도록 했고, 새로 돋아난 가지도 2차례 전지 전정을 해주었으며, 특히 겨울철에는 비닐하우스 측창을 모두 개방한 상태로 오디나무가 겨울에 휴면기를 갖도록 했다. 꽃이 필 무렵에는 일찌감치 균핵병과 뽕나무이를 방지하기 위해 2차례 방제 작업도 해주었다. 이후 열매가 맺히면서는 오디의 특성상 방제가 불가능하므로 조기에 방제를 하고 이후 새로 난 가지를 부지런히 정리해 주어야 통풍과 채광이 양호해져서 병충해를 예방할 수 있다. 올해는 특히 새로난 가지들을 조기에 정리해 주었던 점이 주효해서 오디 열매가 좀 더 좋은 채광과 통풍의 조건속에서 좀 더 빨리 익어가는것 같다. 농사의 작은 즐거움은, 이런 시행착오를 통해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가는 과정을 긴 시간의 흐름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부분은 내 성격에 아주 잘 맞는 일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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