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이야기

2021, 고추정식 5주 경과

sunis 2021. 5. 23. 07:53

오늘로 고추를 본밭에 정식한지 꼭 5주가 지났다.

어제부터는 Y형 지주목에 철제 지주대를 설치하는 작업을 했다. 1개동의 작업을 마치지 못해서 오늘 마져 하려 한다. 정식 4주차에는 곁순을 정리하면서 고추를 하나씩 고정하는 작업을 해주었는데, 1주일 사이 고추는 더욱 성장해서 5~6분지로 성장하고 있고 그 성장의 기세가 좋아서 곧 바깥족 유인줄 작업을 해주어야 할 것 같아서 지주대를 설치하고 있다. 올 해로 고추농사 4년 차인데, 남들이 힘들다고 하는 고추농사가 나는 재미있다. 아마 다른 작물을 선택했어도 비슷했을 것이다. 원래 내 성격상 무엇이든 새로운 대상에 관심을 갖고 집중하면 거의 끝을 보아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일이나 노는 것이나 대충 겉만 핥아대는 것은 내 성격에 맞지 않았기에 그런것 같다. 하거나 말거나. 그러나 한다면 치열하게...... 

 

 

노지에 심은 고추들과 비가림 하우스에서 자라는 고추는 애초에 비교 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의 고추 농사를 돌아보면 금년의 고추 농사가 가장 보기에 좋다. 물론 이럴 때, 늘 방심하지 말고 조심하고 매사를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하는게 세상사는 이치 이리라. 금년에는 정식 4주차부터 미생물을 관수시에 토양에 공급하는 점이 예년에 비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이 부분의 성과와 문제점도 예의주시해 볼 일이다. 무언가 다른 변화 요인이 있으면 그 차이점을 좋은 측면과 문제 측면 모두 정리해 두는 것이 농사에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고 보니 이건 농사에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작년부터 충해에 대비해 온 선제적 방제도 현재로서는 좋은 결과를 보이는것 같다.

 

잠정적인 결론은 이렇다. 고추는 물을 좋아하므로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주되, 너무 많은 수분 공급은 기비를 좀 과하게 하는 우리나라 농부들의 평균성향상 고추가 웃자라는 결과를 초래해 영양 성장으로 치우치는 문제가 있는것 같다. 사람에게나 식물에게나 적당한 결핍과 스트레스는 건강한 성장의 디딤돌이다. 그래서 물은 두둑에 점적테이프를 통해서 공급하되 너무 많이 주지는 않으려고 한다. 2마지기가 채 못되는 하우스(시설면적 350평)에 현재까지는 한 번 관수할 때 대략 5톤 내외의 물을 공급하고 그것도 1주일이나 10일 간격으로 공급해 주었다. 날씨가 좀 더 무더워지는 6월 부터는 관수 주기를 좀 줄여서 4~5일 내외의 주기로 물을 공급해 주면 될것 같다. 위 사진들은 오늘 아침 하우스 문을 열어주면서 고추밭을 둘러 보다가 찍은 사진들이다. 추비는 최초 정식 후 1차 관주 때, 액비를 평균시비 농도보다 절반으로 줄여서 공급해 주었는데 이것은 뿌리 활착을 돕기위한 목적이었고, 아직까지 특별한 추비를 하지는 않고 있다. 기비를 많이 하지 않은 경우에는 대략 정식 4~5주 부터는 관수시에 추비를 주기적으로 해주는 것이 좋다. 나는 다음 주에 불가사리 액비를 관주할 계획이다. 그러니까 미생물을 1주 관주하고, 다음주에는 불가사리 액비를 관주하는 순서로 관수를 할 예정이다. 

 

 

 

 


 

 

관수량 및 관수주기에 대해서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사람이 없고 대체로 자신의 경험에 기반하여 말을 하는데 나의 경험을 기준으로 비가림 하우스에서 점적 시설을 통해서 수분을 공급할 때, 4월 중순 정식을 한 후 5월까지는 대략 1주일 주기로 1평당 15L내외의 양을 관수하고, 날씨가 더워지는 6월 부터는 물의 공급주기와 양을 배로 늘려주어야 했다. 즉 관수주기는 4~5일 내외로 줄이고 관수량은 1평당 15L로 하면 관수량은 거의 배가 되는 것이다. 이 때 날씨도 고려 요인이 된다. 즉 비가 와서 강우량이 많은 경우에는 직접 비가림 하우스 내부로 강우가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토양을 통해서 수분이 간접적으로 공급되므로 이 때는 관수주기 및 양을 적의 감량해 주어야 할 것이다. 즉 관수주기를 3~4일 늘이거나 관수량을 1/3정도 줄이는등으로 토양에 간접적으로 공급된 수분을 고려한 관수를 해주어야 한다. 그 정도는 직접 자신의 하우스를 잘 관찰하면서 본인이 판단하고 결정할 부분이다. 

 

관수량의 결정은 비료의 투입과 연계하여 고려할 사항인데, 기비를 요소 위주로 많이 시비한 경우에는 특히 정식 후 과습하게 물을 공급하면 수세가 초기에 왕성하여 생육이 활발한듯 하지만 사실상 웃자람으로 인해서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초기의 물주기와 비료 관리가 고추 전생애의 건강 상태를 좌우한다고 봐야 할것 같은데, 정식 후 4주 간은 대체로 웃자람이 없도록 너무 물을 많이 주지 않고 뿌리활착이 빨리 이루어지면서 분지발달이 왕성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는것이 중요하다. 누군가는 고추가 천근성 작물이니 물을 조금씩 자주 주는 것이 좋다고 하던데, 이것은 그리 권하고 싶지 않다. 사람이나 작물이나 물과 양분의 공급이 너무 빈번하게 자주 이루어지면 스스로 성장할 동기가 희박해 지므로 자연히 겉으로는 수세가 왕성한듯 하나 내실있는 건강한 수세를 이루지 못한다고 봐야 한다. 즉 뿌리가 깊이 내리지 못하여 고추가 겉은 무성하고 속으로는 허약해서 해충도 잘 꼬이고 병에도 약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