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이야기

2021, 폭설

sunis 2021. 1. 7. 13:24

도시에서 눈이 많이 내린다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번잡스러운 교통사정이다.

그러나 이내 간선도로는 거의 대부분 제설차량으로 깨끗하게 정리가 되고 이면 도로도 수많은 차량의 통행과 막대한 염화칼슘의 투하로 곧 눈이 녹아없어지는 법이다. 그런데 시골에서는 눈이 많이 내리면 그렇게 쉽게 통행이 가능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시골로 이사 온 후로 첫 해 눈이 많이 와서 눈을 치우느라 고생한 기억이 나는데, 그 후 특히 작년에는 눈 다운 눈이 별로 목격되지 않았었다. 그런데 올 해는 첫 해보다 더 눈이 자주 그리고 또 많이 내리는것 같다. 특히 어제 오후 부터 내리고 있는 눈은 제설작업을 할 엄두가 나지 않게 내려 붓는다. 이런 정도의 눈을 보고 폭설이라고 하는것 같다. 

 

특럭의 짐칸은 소복하게 내린 눈으로 빈 공간이 이미 다 채워졌고, 눈을 치울까하고 나가본 밖의 풍경은 장화를 신었어도 신발목으로 눈이 넘쳐 들어올 지경이다. 눈이 적당하게 오면 싸리비로 치울 수 있고 그보다 많이 오면 삽으로 눈을 치우는데 오늘 내린 눈은 치울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일단 눈 내리는 일이 진정이 되어야 치워볼 마음을 갖을것 같다. 그런데 눈이 많이 내리면 그 해 농사가 풍년이 든다는 말은 제법 설득력이 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즉 지표면에 쌓인 눈은 천천히 토양에 흡수되는 특성이 있어 같은 비가 쏟아지면서 토양을 씻어 내리는 것과는 수분 공급 양태가 다르기 때문이다. 천천히 느리게 땅에 스며드는 수분은 토양에 수분을 공급하면서 또 녹고 얼고를 반목하면서 토양의 공극도 제법 만들어 주는 특징이 있어 토양에 유익한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요 며칠 감기로 콧물을 쏟아내고 있다. 오늘은 그나마 좀 상태가 좋아진 편인데 별로 감기에 걸리지 않았던 내가 모처럼 감기에 걸린것을 보면 연말연시의 다사다난했던 상황이 심신을 고단하게 했던것 같다. 눈이 그칠 때 쯤에는 몸도 원래대로 좋아져서 고추씨도 고르고 새해 고추 농사 준비를 서서히 준비해야 할것 같다. 그외 뽕나무 밭의 전정한 가지 중 아래쪽으로 새로난 잔가지들도 정리해 주어야 할것 같다. 그리고 작음 하우스에 30여주 정도 심기로 한 불루베리 식재 문제도 전문가에게 상담을 해야 할것 같다. 그러고 보면 시골 농부의 농한기는 생각보다 길지는 않은것 같다. 비록 땅을 파고 작물을 심어서 기르지는 않아도 해가 바뀌면 새로운 농사를 준비해야 하니 마음은 벌써 새 작기의 농사로 분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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