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어려운 여건 중에 6월 8일 부터 불루베리를 수확하기 시작했다.
일단 4월 중에 꽃눈을 대폭 정리해주어야 했는데, 나름대로 한다고는 했지만
당시 내 형편상 충분할 정도의 꽃눈 정리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점은 아쉬웠다.
꽃눈 정리의 중요성은 지난해 대폭 가지 정리를 해서 심지어 나무 한그루가 고사한
라인에서 엄청난 수량의 양질의 불루베리가 수확된 점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아내의 부재에 따른 주문과 판매문제였다.
아내는 크게 3개 축의 주문 통로를 중점적으로 관리하면서 판매의 근간으로 삼았다.
그 중 한개 축은 올해 예상한 대로 사라졌다.
그런데 그와 별도로 2개의 축이 새롭게 생성되는 이변이 발생했다.
작년에는 아내가 대략 150kg 정도의 불루베리를 판매했는데,
올 해는 지금까지 259kg을 판매했고 다음주 부터 시작될 장마 때문에 주문 취소를 부탁할 정도였다.
원인이야 몇 가지 생각되는 것이 있지만 결국의 내 방식을 관철한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가격은 지난해 아내가 책정해서 판매한 가격인 kg당 25,000원을 그대로 유지했다.
마트나 인터넷 판매 상황을 통해 보면 금년은 전반적인 물가 인상의 분위기에 따라
불루베리 가격도 30% 이상 덩달아 올랐음을 알았다.
그러나 나는 전년도와 같은 가격을 고수했다.
인터넷을 통해서 불특정한 구매자와 거래를 하는 방식이 아니라
인연과 친분이 있는 사람을 중간 거점으로 하여 신뢰를 근거로 구매자를 늘려가는 방식이기에
그들에게 분위기에 편승해 가격 상승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실제로 전년도에 비해서 특별히 가격을 올릴 이유, 소위 원가 상승 부분은 별로 없었다.
장마가 끝나고 나면 대략 아직 남은 불루베리의 수확량이 200kg이 넘을 것으로 보이는데,
더 구매하고자 하는 수요가 있으면 판매를 하되, 판매를 위해서 애를 쓸 생각은 없다.
내가 예상했던 판매량의 목표를 거의 달성했고,
남은 불루베리는 그간 주문량에 쫓겨 미쳐 챙기지 못한 주변 사람들과 나누고자 한다.
그리고 딸내미는 며칠전 선별 과정에서 포장에 포함되지 못한 불루베리를 가지고
잼을 만들어 보았는데 그 맛이 상상 이상으로 기업이 제조하여 판매하는 것과 달랐다.
딸내미도 불루베리를 가지고 잼을 만들어서 판매하거나 선물을 하겠다고 한다.
스콧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도 자본주의 세상의 한 쪽 귀퉁이에 숨어 독립된 삶을 추구하면서
불가피하게 경제적 수입의 필요에 충당하기 위해서 단풍나무 시럽을 만든 것이 생각난다.
내가 꿈꾸었던 삶의 모습이 완성되어가는 시점에 떠난 아내가 야속하다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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