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 많던 동네 이발소들이 사라지고 남자들도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는 시대가 되었다. 나도 한 번인가 그런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아본 기억이 있는데 적응이 되지 않아서 대신 목욕탕에 부속된 이발소에서 이발을 하곤 했다. 이곳에 와서도 마땅한 이발소를 알지 못해서 한 번은 온천(석정온전)내 이발소에서 이발을 했는데, 다시 머리가 길어 이발을 하려니 면소재지에 있는 이발소를 동네분들이 알려주었다. 그래서 1월 22일 농협에 들러 조합원 가입신청을 하고는 이발을 했다.
그러니까 서울에서 옛 정취가 남은 이발소를 보면 기록으로 남긴다는 마음으로 사진기들을 들고 그곳을 찾곤하던, 그런 분위기의 이발소가 있었다. 인구가 많지 않으니 이발을 통해서 생계를 전부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고 틈이나면 농사도 하곤하는 그런 시골의 이발소다. 물론 의자며 집기들은 옛날것이다. 이발을 하고 나면 뜨거운 수건을 얼굴에 올려 보습을 하고 칼로 면도를 하는 아주 오랜만의 귀한(?) 경험도 했다. 그리고 타일로 만들어진 세면대에서 머리를 감고 세수도 했다. 어린 시절 이발을 하고 나서 머리를 감는것이 아주 싫었다. 아마도 머리를 감고나면 목주위에 남은 물기가 옷에 묻어 축축한 느낌이 불쾌해서 머리감는것을 싫어했을 것이다. 그런 기억을 떠올리게하는 세면대에서 머리를 감고 세수를 했다.
이발을 마치고 계산을 하려하니 그 값이 무려 8,000원. 목욕탕에서 커트만 하고 머리감는 일은 샤워로 당연히 해결하는 경우도 10,000원이었던 것을 떠올리면 아주 거져나 다름없는 비용으로 오랜만에 호사를 누린 셈이다. 혹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이발소의 정경을 궁금해 할 이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이제 이사와서 처음으로 들른 이발소에 사진기를 들고가 들이대는 것은 이발소 주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생각되어 좀 더 시간이 흘러 안면이 익숙해지면 그 때 이발소 사진을 찍어 이 게시글을 보충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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