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를 뿌리고 쟁기질을 해 둔 고추밭에 다시 트랙터로 로터리 작업을 한 후, 직접 관리기를 작동하여 밭 이랑을 만들었다.
작년의 경우에는 기계도 없을뿐더러 모든 일을 가늠할 엄두가 나지 않아 마을 청년에게 부탁하여 밭 이랑을 만들었었다. 그러나 언제나 남에게 일을 맡겨서는 내 일로 익혀지는 것이 없을 것이란 생각에 올해에는 직접 밭 이랑 만들기에 도전했다. 이장은 일요일(3월 24일)에 와서 로터리 작업을 마쳤고, 나는 어제(3월 26일) 이장의 농장에서 관리기를 빌려와서 밭 이랑 만들기를 시도했다.
엔진이 작동하는 농기계는 사실상 처음 조작하는 것이라, 처음에는 기계 조작 미숙으로 작업이 가능할지 의문일 정도였지만, 늘상 내 자신에게 다짐하고 격려하는 자기최면의 말, <사람이 하는 일이라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관리기를 조작하여 밭 이랑 만들기에 도전했다. 작년의 경우 2개 동의 하우스에 한 동은 4줄, 한 동은 3줄의 이랑을 만들었는데, 금년에는 3개동의 하우스에 모두 4개의 이랑을 만들었다. 그렇다면 고추 식재수가 비약적으로 늘어나는 결과가 예상된다.
나는 내심 고추를 좀 공간이 넉넉하게 심어서 관리하기 편하게 기르기를 원하지만 마을 분들의 대체적인 조언과 권고는 일정한 수량의 확보를 먼저 한 후 관리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정도라는 의견으로 모아진다. 이런 부분에서 마음의 갈등이 생기지만, 그럴 경우 내 선택은 내 스스로로 확신할 대안이 없으면 경험자나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편이다. 어떤 일이든 내 스스로의 판단을 내세울 경우에는 지식이나 정보 못지않게 경험 요소도 고려를 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무튼 낯선 기계를 잡고 고군분투하고 보니 작년에 남이 만들어준 고추밭 이랑보다 오히려 못하지 않은 제법 그럴듯한 밭 이랑이 만들어졌다. 아내도 잘 되었다고 하고, 마을 분들도 처음하는 것인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잘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제 이랑의 상단부을 평탄하게 고르고 난 후, 점적 테이프를 설치하고 비닐 멀칭을 하는 일이 남았다. 내일 쯤은 농자재 상에 가서 필요한 자재와 시공방법을 문의한 부족한 자재가 있으면 추가로 사다가 고추밭 만들기를 마무리 하고자 한다. 농사일은 이렇게 하나씩 스스로 해나가는 일의 과정이 흔적으로 남아서 일하는 재미가 있다.
금년도의 경우, 작년에 고추 농사를 지었던 밭의 토양검사 결과를 보니 부족했던 유기물이 늘었고, 토양 산도(PH)도 다소 개선된 결과가 나와서 내심 작년에 고민하며 토양개량에 역점을 두었던 부분이 옳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금년에도 토양개량에 초점을 둔 칼슘 유황비료와 항산가리고토 등은 넉넉하게 시비했고, 고추가 성장함에 따라 관주를 통해 물비료를 주기적으로 보충하게 될 것이므로 기비는 모두 유박과 퇴비로 시비했다. 새로 뽕나무를 제거하고 고추밭으로 조성한 밭에는 유기질이 충분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인산과 칼슘이 많이 쌓여있고 PH농도가 7을 상회하는 등 알카리화의 기세가 엿보여 기초 비료 시비량은 과하지 않게 했고, 역시 황산가리고토와 칼슘유황 비료를 넉넉하게 시비한 후 로터리 작업을 했다. 그외에 올 해는 작년보다 볏집도 충분하게 미리 뿌려두었으니 농사를 마친 후 다시 토양검정을 해보면 그런 노력에 따라 토양의 물리적 특성과 화학적 특성이 조금씩 개선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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