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에는 조금씩 농사 일정이 빨리 진행된다.
작년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남들이 하는 것을 눈동냥 귀동냥으로 더듬거리며 따라 했다면, 금년의 경우는 작년의 경험을 토대로 나름 일에 대한 얼개가 머리속에 그려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금주에는 날씨가 허락하는 상황에 따라 2일간에 걸쳐 유박을 뿌려주었다. 오디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편이지만 열매를 수확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면 적당한 양분이 공급되고 수분 관리도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당도를 유지할 수 있다. 대략 150평 정도 되는 오디밭에 35주 정도의 뽕나무를 기르고 있는데, 금년에는 방초망을 걷어내고 유기질 비료 22포를 골고루 뿌려 주었다. 다른 유실수에 비해 뿌리가 땅속으로 깊이 뻗어가는 대신 옆으로 넓게 확산되는 성향이 있는 뽕나무는 그냥 나무 밑둥치에 유박을 쏟아서 시비할 수는 없다. 나무 주변으로 골고루 유박을 뿌려 주어야 비료의 효과가 지속될 수 있는 것이다. 유박을 뿌리는 일은 규모가 큰 경우에는 비료 살포기로 할 수 있지만 나처럼 규모가 작은 농지에서는 일일히 손으로 뿌려주어야 한다. 이게 은근히 팔과 다리 그리고 허리에 힘이 들어가는 일이다.
유박을 뿌려주고 나니 마침 비가 내렸었다. 비료를 뿌린 뒤 비가 오는 것은 토양에 비료가 잘 흡수되도록 하는 역할을 하기에 매우 좋은 일이다. 그런 후 날씨가 좋아진 어제부터 오늘에 걸쳐 뽕나무 가지를 모두 정리해 주었다. 생명력이 왕성한 뽕나무는 가지가 매우 잘 자라는 편에 속하는데, 그래서 작년 수확 후 일차 가지를 정리해 두었지만 겨울을 나는 동안 가지가 꽤 많이 솟아나기도 하고 자라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낡은 비닐을 걷어내고 새로 비닐을 씌워야 하는 형편이니 너무 웃자란 가지들은 키도 좀 정리를 해 줄 필요가 있어 작년보다 좀 이르게 가지치기를 했다. 그러고 보니 오디 농사는 작년보다 한 발씩 빠르게 일이 진행되는것 같다.
작년에 처음 오디를 수확해서 먹어보고는 나도 놀라고 내 주변의 친지들도 놀랐던 기억이 난다. 오디가 생각보다 맛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오디를 즙을 내서 먹을 수 있도록 가공해서 서울에 있는 친지들에게 먹어보도록 한 바, 그 호응이 기대한 이상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올 해는 작년 보다 좀 더 좋은 오디를 많이 생산하고 싶은데, 농사일이라는 것이 사람이 노력하는 것에 더해 기후가 도와주어야 하는 부분이 있으니 늘 조심스럽다. 그렇다고는 해도 일단 사람이 할 일은 최선을 다해서 해 놓고 좋은 결과를 기다라는 것이 정도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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