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이야기

2019. 고추모 이식

sunis 2019. 2. 12. 17:45



오늘(2019. 2.12) 약 3주일 동안[1월 21일 ~ 2월 12일] 싹을 틔워서 기른 어린 고추모를 포트에 이식했다.

작년에는 동네 선배가 자기집 묘상에서 정식때까지 고추모를 길러주었지만, 금년에는 직접 고추모를 이식해서 정식때까지 약 2개월간 길러보기로 했다. 고추모를 이식할 때는 동네분들이 품앗이로 모두 힘을 보탠다. 우리 집 고추 이식 수량은 한나절 일감도 되지 못하지만 그래도 동네분들이 모두 보여서 한 손씩 힘을 보태 도와주었다. 오늘 이식한 고추모는 3,200주 정도 된다. 대략 고추모종 한 봉에 1,200개의 씨가 담겨있다고 하는데 한 봉의 고추씨에서 1,000개를 웃도는 정도의 고추모를 만든다고 할 때 발아율은 괜찮은 수준이었다. 


금년에 정식할 고추 수량은 대략 1,500~2,000주 내외로 예상한다. 정식할 고추수량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은 밭을 만들 때 이랑을 3줄이나 4줄로 할 경우, 심을 고추 수량이 바뀌기 때문이다. 작년의 경우는 2개동에 한 동은 3줄, 다른 한 동은 4줄로 이랑을 7개 만들어서 모두 1,100주를 식재했는데, 결과적으로는 3줄 이랑 밭이 관리상의 편의성이 높았기에 이번에는 3개 동에 모두 3줄 이랑을 만들었으면 한다. 그런데 역시 동네분들은 3줄은 너무 썰렁하니 4줄로 이랑을 만들라고 한다. 새로 만든 고추밭 하우스는 140평 정도니 금년에 3개 동 모두 3개 이랑으로 밭을 만들면, 대략 1,600주 정도의 고추모를 식재할 수 있을것 같다.   


오전에 고추모 이식을 끝내고는 60포의 유박비료를 차에서 내려 그늘진 곳에 차곡차곡 쌓아 두었다. 이런 일은 매우 단순하고 또 지루한 일이다. 이런 단조로운 일을 할 때는 근지구력과 인내심이 요구된다. 전혀 머리를 쓰는 것은 없지만 꾀를 부리지 않고 묵묵히 20kg짜리 비료 포대를 하나씩 손으로 들고 날라서 쌓아야 한다. 당연히 안쓰던 근육을 쓰고 나면 팔과 다리 그리고 허리가 묵직해진다. 그런 고단한 징표가 내게는 야릇한 즐거움으로 느껴진다. 원래 머리를 쓰는 일에 심적으로 버거움을 느끼던 사람이라 그냥 근골을 쓰는 단순한 일이 머리가 상쾌해서 그런지 모를 일이다.   





금년 고추모 이식을 하면서 기억해 두어야 할 특이 사항이다.


먼저, 물 문제인데, 지하수를 물탱크에 받아 다시 모터로 약간 경사진 비닐하우스에 점적관수 및 스프링 쿨러를 가동하는 관수시스템을 작년에 만들어 잘 사용했는데, 작년 겨울을 나면서 지하수 모터는 배수를 해서 파손을 막았으나 물탱크에서 비닐하우스로 물을 보내는 모터는 물을 빼지 않았다가 펌프가 파손되는 상황을 맞았다. 고추모를 이식하는 날은 작년에도 그랬지만 금년에도 역시 아침에는 서리가 내리고 쌀쌀해서 급수시설은 미리미리 차질없이 살펴두어야 한다. 이식을 끝내고 추위에 곱은 손으로 급수시설을 돌보는 일은 힘들었다.


금년에 처음으로 시도하는 비가림 전용 고추재배.

이 동네에서는 누구도 비가림용 씨를 싹틔워서 모를 길러본 사람이 없다. 일반 노지 고추에 비해서 고추모가 다소 작은듯 보인다.

이게 모종의 특징이 모에 나타난 것인지 아님 모종의 결함인지는 모르겠다. 나는 전자의 특징으로 이해하고 싶다. 이식할 때 보니 뿌리는 노지 고추모의 뿌리에 비해 손색이 없었다. 약 2개월 동안 비가림 전용 고추모의 생장상황을 노지 고추와 비교하여 관찰할 필요가 있을것 같다. 이 부분의 정보는 인터넷을 찾아봐도 그렇게 시원한 부분은 없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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