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은 고추 농사를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바쁜 달이다.
올 해는 기상 조건이 예년에 비해 좋아서인지 고추 수확이 전년에 비해 대략 2주 정도 빨랐던것 같다. 대략 7월 중순부터 고추 수확이 시작되는데, 우리는 부부가 완숙된 고추를 직접 따서 세척하고 건조하는 과정을 담당하는 까닭에 고추 수확의 주기가 대략 10일 정도가 된다. 물론 비가 계속 내리는 등 기상조건이 나쁠 경우에는 그 수확주기가 연장되게 마련이다. 그러니까 7월 말경에 2물 고추를 땄고 8월 초순에 3물 고추를 땄으며 비가 오락가락하여 8월 중순이 지나서 4물 고추를 따고나서 이제는 5물째 고추 수확을 앞두고 있다.
그러니까 8월을 고추를 따고 건조하고 건조된 고추를 꼭지를 따고 고추가루를 만드는 일에 한눈 팔 겨를이 없다. 이 모든 과정은 선행된 과정의 착오가 없어야 물흐르듯이 일이 진전이 되는 법인데, 농사라는게 편법이나 묘수를 쓸 수 있는 일이 아니라서 비가 계속 오거나 기상 조건이 좋지 못하면 고추 건조 과정에서 희나리를 많이 만들어서 폐기하는 사태를 맞는다. 이것은 불가피 한 일이다. 공산품 처럼 표준화된 제조공정에 따라 규격화된 생산과정을 거치는 것이 아니므로 늘 예상외의 상황이 따르는 것을 당연하게 예상해야 하는게 농사인것 같다. 가끔씩은 새까지 비닐하우스에 들어와서 홍고추를 쪼아 먹는데 그 잔존물을 보면 어떻게 새가 매운 고추를 먹는지 신기하다.
금년에는 고추가루 주문도 조금 이른것 같다 고추는 노지의 경우, 대략 2물부터 4물까지의 고추를 가장 좋은 고추로 본다. 그러나 조건의 통제가 가능한 비가림 시설에서는 대략 9월까지는 고추의 품질에 큰 문제가 없으므로 7~8번째 수확하는 고추까지는 상태가 노지고추의 4물 내지 5물 고추와 비슷하다. 그런데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계절의 변화를 생명은 예민하게 느끼고 반응하는것 같다는 점이다. 절기의 변화에 따라 작물의 기세와 상태는 확연히 달라진다. 예년에도 그랬지만 추석을 전후해서 고추 농사는 사실상 마무리 된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노지에서도 추석 무렵까지 고추를 수확하기는 하는데 그 무렵의 고추는 거의 억지로 익힌 고추라서 상태가 매우 좋지 못하다 즉 고추가 뻣뻣하고 건조한 고추에서는 풋내가 나면서 고추의 빛깔도 옅은 편이다.
비가림에서는 이 상태를 조금 늦출수는 있지만 아무리 생육조건을 통제한다고 해도 절기의 변화를 넘어서기는 힘든것 같다. 그래서 추석 이후에 수확하는 고추는 고춧가루로 만들지 않고 중간 수집상에게 전량 판매해 왔다. 즉 그 무렵에는 농촌에 새롭게 수확되는 고추가 없으므로 김장철에 대비해서 판매하 고추를 확보하려는 상인들이 눈에 불을 켜고 고추를 찾아 다니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에는 추석을 전후한 시기에는 다시 홍고추를 집중적으로 선별해서 가락동 시장에 올려 보낸다. 그 무렵에는 모양이 멀쩡한 홍고추가 거의 없는 관계로 홍고추 가격이 매우 높다. 그래서 잘 선별해서 농산물 시장의 경매에 올려 보내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고가에 고추를 판매할 수 있다. 통상 그랬다. 그리고 모양이 고르게 선별된 고추외의 고추들은 열풍 건조기로 건조를 해서 상인에게 판매를 한다.
아무튼 8월까지 전체 고추가루 생산량의 75% 정도를 생산하고, 9월과 10월에는 홍고추와 중간상인에게 판매할 건고추를 수확 가공하므로 8월 처럼 바쁘지는 않다. 봉촌 농원은 그래서 지금 가장 힘들고 바쁜 8월을 보내고 있다. 사실 불로그를 보충하는 것도 짬을 내기 힘들 정도였다. 그런데 어제 코로나 백신 2차 접종을 한 후 잠시 짬을 냈다. 주말 쯤에는 다시 4물 고추를 수확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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