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57

음악을 듣지 않고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70년대를 돌아보면 지금보다 훨씬 살기 어려웠던 시절이지만 그래도 음악 한 곡을 듣고 책 한 권을 읽기 위해서 애쓰는 사람이 주변에 적지 않게 보였던것 같다. 지금은 음악을 듣는 사람을 볼 수 없다. 여기서 말하는 음악은 클래식 음악을 말한다. 그러면 클래식 음악만이 음악이며 대중음악은 음악이 아니냐고 반문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결론적으로 나는 그건 음악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은 욕망의 충족에서도 스스로 선택하여 자신의 즐거움을 채워가는 학습 능력이 있다는 것일 터인데, 그냥 흘러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좋다는 느낌을 갖는 것으로는 인간의 인지능력과 감수성 발달에 어떤 이익도 없다고 말하고 싶다. 그냥 외부 자극에 길들여지는 적응(익숙함)이 있을 뿐이다. 그것은 책을 읽는 경..

나의 이야기 2021.01.04

검찰개혁과 공수처 신설

명분이라는 것은 편파적인 대의로는 얻을 수 없다. 검찰 개혁이라는 말은 이 정권에서만 들었던 말은 아니다. 과거 역대 정권에서도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 무력하고 죽은 권력에 냉혹한 모습을 보이자 권력에 따라 검찰권 행사의 내용이 달라지는 것을 한탄하고 검찰 권력의 통제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적폐 정권이라는 과거 정권도 검찰내 특정한 검사에 대한 인사권의 행사외에 검찰권능 자체를 무력화 시키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권력은 5년을 담보하지만 검찰권은 국가의 영속성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정부는 무슨 일인지 자기들이 가장 신뢰할 만한 검찰총장감이라는 사람을 파격적으로 발탁하여 검찰총장으로 임명해 놓고 그가 보이는 모습이 자기들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이유로 검찰권 자체를..

나의 이야기 2020.09.09

전월세 무한연장법

가급적 이 불로그에 정치적 이슈는 가져오지 않으려고 결심했는데, 뉴스를 검색하던 중 보게된 내용인데, 매우 이상한 느낌이 드는 발상이다. 그래서 부득이 한 마디 남겨두고 싶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요즘은 내가 직접 부담하는 것이 없으면 대체로 남의 부담(국가의 부담 포함)으로 선심을 쓰는 것을 지지하면서 공정과 정의의 대의를 아주 약간이나마 실천하는데 참여한 느낌을 갖는 풍조가 만연했다는 느낌을 갖고 있는데, 이 법의 제안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도 이런 내 걱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것 같다. 주택 임대차시장에서 공급측의 만성적인 수요 부족 사태에 대한 대책으로 이런 정책이 제안되었다면 무어라고 했을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이 정책의 본질을 바로 이해할 수 있다. 아마도 이번에 이런 정책을 법률로 입법화한다..

나의 이야기 2020.06.14

2020, 솔순으로 술을 담그다

이맘때 쯤이면 소나무에서 새순이 올라온다. 이곳에 이사와서 처음 알게된 솔주가 봄에 새로 나는 솔순으로 담그는 술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물론 맛도 처음 느꼈다. 나는 술을 잘 마시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애주가라고 할 만한 정도의 술에 대한 입맛은 갖고 있다. 그런 내게 담금주의 편견을 일소해 준 술이라 작년에 처음으로 솔순을 따서 솔주를 담가봤다. 그렇게 만든 솔주를 추석 무렵에 갈무리해서 서울에 올라가는 길에 친지들에게 복분자주와 함께 1.8L짜리 병에 담아서 한 병씩 나누어 준 적이 있다. 내가 좋게 느낀것을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나눈다는 뜻에서 한 일인데 그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올 해도 이장과 함께 솔순을 따서 솔주를 담갔다. 22L짜리 술담는 용기에 솔순 3.5kg을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제..

나의 이야기 2020.04.27

선운사(禪雲寺)

오늘 아내와 선운산(사실은 도솔산이다) 산책을 마치고 하산하는 길에 얼핏 선운사 대웅전 뒷편에 장엄하게 펼쳐진 동백숲을 보면서 40여년전 어린 나이에 드문 교통편을 무릅쓰고 선운사를 찾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 나는 고등학교 시절 심취했던 미당 서정주의 시 중 교과서에는 수록되지 않았으나 다른 시선집에서 읽었던 라는 시를 가슴에 품고 있었고, 그래서 선운사의 동백꽃을 보고 싶다는 마음에 선운사를 찾았었다. 동백이라는 이름을 떠올리며 한 번도 본적이 없었던 동백꽃은 겨울에 피는 것으로 알고 대학 1학년 겨울방학 때 눈이 내린 선운사를 찾았으나 정작 동백꽃은 보지 못했고 그 때 소박한 규모의 고즈넉한 겨울 사찰이 주는 시리고 애틋한 감상만 간직한 채 돌아왔었다. 오늘 군데 군데 동백꽃이 붉은 빛을 보이기 ..

나의 이야기 2020.03.09